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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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과의 주례미팅이 취소된 목요일 오후,
일주일이 다 끝난 것 같은 해방감에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 - 그딴거 없어"에 대해 설을 풀려다
화장실에서 신문 읽다가 저 글을 보고 생각나는 것들이 많아 주절주절...



1. 보수적인 기독교인 남편 참기 힘들어요


[매거진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니토미
http://www.hani.co.kr/arti/SERIES/153/348736.html


내용인 즉 슨,

운동권이었던 30대 초반의 한 주부가
순수하고 싹싹했고 자신에게 많이 맞춰 줬고 좋아해 준 남자가 마음에 들어 결혼을 해 보니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 노조를 무조건 싫어하며, 이명박에 대한 애정을 보여
자신과 말이 안통해 당혹스럽고 지적 수준이 낮다고 생각되어 남편을 무시하게 되어서 힘들다.

뭐 이런 얘기다. 김어준 씨는 이런 질문에,

자기도 기독교인이었지만 무신론자가 되는데 10년이 걸렸다.
무신론자와 유신론자의 차이가 어쩌고 저쩌고
'너 뭔소리 하냐' 싶은 얘기를 씨부리더니

결론은 명쾌하게 내린다.

니랑 니 남편의 차이는, 지적 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세상만사를 받아들이고 그에 대한 해법을 내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완전히 다른거다.
그거 태생적인거라 오래 산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헤어진다고 지금보다 행복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지금처럼 살면 불행해 질꺼다.

매 주 목요일마다 한겨레신문에 연재되는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니토미'를 챙겨 읽는 편이다.
참 신기하게도,
결론에 도달하는 사고의 과정은 나와 많이 다른데,
결론은 거의 항상 내 생각과 같다.



2. 대화가 통하는 사람


사람마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평가하는)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가정환경, 가족과 본인의 재력, 가문, 학벌, 교양, 외모, 성실성, 사교성, 신뢰도, 건강, 언변, 매력(이성의시각), 다양한 경험, 유머, 힘, 도덕성, 창의력, 통솔력, 감수성, 냉철함, 임기응변, 행동력, 집념(집중), 이타적(배려심), 카리스마, 야망, 가식, 뻔뻔함, 허영심, 아부스킬(권위에의 순응), 승부욕, 주량, 따스함 등..

다른 이를 판단하는 기준이란 것이 생각해보니 참 많았다.

사람마다 저런 다양한 기준 중에서 자신만의 가중치를 매기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좋아하는) 것 같다.
어느 것에 더 가중치를 두고 어느 것에 가중치를 두지 않는 것은
(설사 그것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성질의 것이라도)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며,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뿐이지, 절대로 잘못되거나 틀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결혼이란 것도 많은 이들이
자신이 가중치를 뒀던 그 기준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서(만나서) 하게 되는 듯 싶다.

그래서 위 기사의 저 여자분도 운동권 남성에 질린 나머지,
순수함, 싹싹함, 자신에게 많이 맞춰주는 배려심 등에 가중치를 줘서 결혼을 하게 된 듯 싶고...

나 같은 경우 전에는 이랬다.

얼굴 이쁘고, 볼살 통통하고, 다리 이쁘고,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얼굴에 (외모)
안경을 끼지 않은 (자신에 대한 투자)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줄 아는 사람 (교양, 시간활용)


그리고 언제부턴가 저 기준에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포함되었고.
지금은 어느새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흠...저렇게 쓰고 생각해보니 거짓말이다. 아직도 제1 기준은 외모인듯..;;)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생각이 비슷하고, '척하면 척' 한마디 하면 두마디, 세마디까지 알아듣는다 랄까...

극단적인 개인주의자라,
다른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던 보통 신경쓰지 않지만,
유독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았었다.

내 생각을 강요하고 어떻게든 이해시키려 애쓰고,
그러다 말다툼으로라도 발전하면 어떻게든 이기려고(지지 않으려고) 애쓰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말과 행동, 일을 싫어하다보니
'A → B → C'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다 설명하기 보다는 C만 말하는데도
다 이해하고 호응해 주는 사람이 편하고...


내용이 점점 산으로 가는데, 어찌됐건,
연애건 결혼이건 대화가 통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아닌가 싶다.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생각이 통한다는 것이고
생각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에서 생긴 그가 살아가는 방법이다보니
그리 쉽게, 사실 거의 변하지 않는 것이기에 말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거야 저 여자분의 선택일 뿐이고, 만일 나라면,

솔직하게 내 실수를 인정하고 헤어질 듯 싶다. 난 불행해지긴 싫거든...
아, 그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위에 쓴 저 기준에 대해서 점수를 매겨 주관적으로 나 자신을 평가해보았다.
(1-매우좋지않다  2-좋지않다 3-보통이다 4-좋다  5-매우좋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는 얼마나 다를까?

 가정환경 3 재력 2 가문 ? 학벌 5 교양 5
 건강 1 언변 4 매력 4 경험 2 유머 2
 감수성 4 도덕성 1 주량 5 임기응변 5 행동력 1
 야망 1 가식 5 뻔뻔함 5 허영심 5 권력에의순응 1
 외모 3 성실성 1 사교성 1 신뢰도 1 따스함 1
 힘 2 배려심 1 카리스마 4 창의력 2 통솔력 4
 승부욕 1,5 냉철함 1,5 집념(집중) 1,5        

And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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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친구 녀석이 요즘 내 모습이 보고 싶다고 하여 대충 정리..



연구실 대두 5인방 모임 (2009/08)



일본 모학회 발표중 (2008/09)



일본 모학회 발표 포스터 앞 (2009/09)



일본 어딘가.. (2009/09)



2009년 겨울졸업식 (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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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올리면 좀 그러니 몇자 주절주절..
'솔직히 말해서', '냉정하게 말해서', '객관적으로 말해서'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솔직히', '냉정하게', '객관적으로'라고 쓰고
'내 생각은', '주관적으로'라고 읽어야 하지 않을까?

'솔직히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말해서
요즘 내 머리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후...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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