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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0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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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은 최근 비슷한 사례에 대해
한쪽은 유죄(문국현 의원), 다른 한쪽은 무죄(공정택 교육감) 판결을 냈다.
비슷한 사례인데 판결은 정반대라 한 번 정리해본다.


1.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례

지난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뻔 했던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일단 문국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관한 아래 두 기사를 읽어보자.

<'공천헌금' 문국현 대표 징역 8월에 집유 2년 선고>- 조선닷컴 2008/12/05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2/05/2008120500687.html
<문국현 의원 상실 위기>- 한겨레 2008/12/05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325978.html

조선일보의 기사는 마지막 부분에
"검찰은 “깨끗하고 새로운 정치를 내세운 피고인이 ‘공천헌금’을 수수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2년6월을 구형했었다."라고 친절히 적어주며
'공천헌금'으로 기소받은 문 의원이 검찰 주장대로
'공천헌금'으로 유죄를 받은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런데, 한겨레의 기사를 읽다보면 뉘앙스가 뭔가 다르다. 한겨례는 기사에서,
"재판부는 6억원이 이 의원의 당채 매입비라는 문 대표의 주장을 인정해 무상 제공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무죄 판단을 내렸지만"이라 적는다.

'어라 뭔소리야...그럼 도대체 뭐가 유죄?'

그래서 어디선가 봤던 판결문이 정리된 내용을 한 번 쭈욱 훑어보고 정리했다.

1. 대가성 공천헌금 무죄
2.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3. 이한정의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여 범죄요건(?)을 구성한 점 유죄
4. 당채대금 6억원을 연 1%의 싼 이자로 창조한국당에 빌려주게 한 것 (당대표 책임) 유죄 
5. 당채관리 실무자가 누구라고 지명하여 말하지 않아 (당대표 책임) 유죄
 
결국, 대가성 공천헌금은 무죄이고
당채이자 1%가 시중 비보장성 금리와 차이가 나는 저리이므로,
차이가 나는 만큼을 '재산상 이익'으로 간주하고,
자연인이 아닌 창조한국당을 처벌할 수 없으므로 당대표인 문국현 의원을 처벌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당채 금리 1%는 창조한국당이 중앙선관위의 지침을 받아 발행한 것이라는 것이다.

창조한국당: 금리 1%로 당채 발행해도 돼?
중앙선관위: 가만있어봐 좀 살펴보고...응, 그렇게 해
서울중앙지법: 야야야~, 1%가 말이돼? 그거 공직선거법 위반이야!! 유죄! 땅땅땅!!!


이런 상황인거지.

장난해? 그럼 앞으론 선관위에 물어보지 말고 직접 법원에 물어봐야겠네?

어쨌든 금리 1%는 잘못된 것이고, 문국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나처럼 시간이 남아돌아서 여기저기 찾아보지 않는 이상
보통 사람들은 저 기사를 보고
'공천헌금? 문국현이도 결국 똑같은 인간이구만...'
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기사와 팩트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있는 것을 알지 못한 채...


2.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작년 7월, 서울'특별'시민들이 공정하게 '택'해주셔서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된 공정택 현 서울시 교육감.
3월초 그도 역시 당선무효형인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일단 또 조선과 한겨레의 기사를 읽어보자.

<공정택 교육감, 1심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150만원 선고> 조선닷컴, 2009/03/10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3/10/2009031001046.html
<공정택 교육감 1심서 ‘당선 무효형’> 한겨레, 2009/03/10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43315.html

조선일보에 의하면
공정택 교육감의 유죄는 "부인 명의의 차명 재산 4억여원을 재산신고 때 누락"시켰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음 부분이다.

"이날 재판부는 차명예금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공 교육감이 제자 최모씨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린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충 무죄라고만 얼버무리고 왜 무죄인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여러 언론을 돌아다니면서 기사를 자세히 읽고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다.

1. 억대의 차명계좌에 대해 재산신고를 누락한 혐의 유죄
2. 사설 학원장인 제자 최모씨로부터 1억9백여만원을 무이자로 빌려 정치자금법 위반
3. 중앙선관위로부터 '교육감 선거비에 정치자금법 적용 안됨'이라고 고지를 받아 위반 사실을 알지 못했으므로 무죄

공정택 교육감: 나 제자한테 1억정도 무이자로 빌려도 돼?
중앙선관위: 가만있어봐 좀 살펴보고...응, 넌 교육감이니까 정치자금법이랑 상관없어. 빌려도 돼
서울중앙지법: 야야야~, 교육감도 정치자금법 적용돼! 근데 선관위가 아니랬으니깐 넌 죄없어. 무죄! 땅땅땅!!!

이런 상황인거지.

장난해? 아깐 선관위한테 물어봐도 유죄라면서?

저 두 판례에서 나같은 일반인은 알지못하는 뭔가 중요한 다른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똑같이 선관위에 문의했고, 똑같이 선관위에서 적법하다고 판정을 했으며, 똑같이 위법을 저질렀는데,
한 쪽은 유죄, 다른 한쪽은 무죄
라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슷한 사례는 하나 더 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당원교육행사 후보 홍보 인쇄물이 적법한지 의뢰하여 지역선관위로 부터 적법판정을 받았다가,
행사당일 '불가' 판정을 팩스로 받았지만 미처 확인하지 못하여 기소되었고,

법원은 선거법 위반이지만 선관위의 ‘적합’ 회신을 받은 사정을 감안해 의원직을 잃지 않는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선관위 유권해석' 어떻게 믿나> 세계일보, 2009/03/18
http://www.segye.com/Articles/NEWS/SOCIETY/Article.asp?aid=20090317004347&subctg1=&subctg2=


왜 똑같이 선관위 한테 물어봐서 적법 판정을 받았는데, 누군 유죄고 누군 무죄?

누가 속시원히 좀 설명해줬으면 좋겠다...후...


p.s.
노파심으로 얘기하는 건데,
개인적으로 문국현 의원도, 공정택 교육감도, 한나라당도 지지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글에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고,
다만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판결이 나온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 이 글을 적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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