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09.04.28 중얼중얼 2
  2. 2009.04.17 중얼중얼
  3. 2009.04.16 중얼중얼
  4. 2009.04.14 중얼중얼
  5. 2009.04.12 중얼중얼
  6. 2009.04.09 중얼중얼
  7. 2009.03.23 중얼중얼..

중얼중얼

|


1. 행복해서 고맙다.

오늘...미국 사는 전전전 여친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평소와 다른 들뜬 목소리라 뭔 일이라도 있었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랜만의 데이트로 기분이 무척 좋더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도 정말 기분이 좋았다.

헤어진지 얼마 안되어 다른 사람 만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았을 때의 배신감과
그리고 또 얼마 안되어 그 사람과도 헤어진 녀석을 보았을 때의 고소함.
이딴 몹쓸 감정이 들었을 때가 불과 일년 전인데,
이제는 그저 녀석이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 녀석 뿐 아니라, 나와 같은 몹쓸 놈을 만나 마음 고생 많았던 녀석들...
그 녀석들 모두 다 누군가와 만나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 살길 기도한다.

그런데 단 한사람 만큼은 그렇게 되길 바라면서도,
정작 그런 모습을 보면 새끼 손톱만큼은 쓰릴 것 같다.
그래도 뭐, 내가 그렇게 해줄 수 없다는 건 뻔히 알기에, 
그저 녀석이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며 항상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언젠가는 자그마한 쓰라림도 없이 축북해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2. 무책임


태봉: 근데요 궁금한 게, 아줌마는 왜 내가 결혼 안했을 거라고 단정을 해요? 
        난 그런말 한적 없는데?
지애: 결혼했나 안했나는 눈을 보면 알지.
태봉: 눈이요?
지애: 태봉씨 눈은 책임감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어. 그냥 해맑기만 해.
태봉: 책임감?
지애: 유부남들의 눈은, 뭐랄까 조금은 세파에 찌들었달까? 가족에 대한 책임감. 
        어떻게든 버텨나가야 한다는 절박함? 뭐 그런 게 깃들어 있거든.


이제껏 보여주었던 윤상현의 캐릭터를 매우 좋아한다.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의 공통점은 바로 찌질거림.
그의 찌질대는 연기를 보며 웃고 즐기고 공감하게 되는 건,
내 안의 찌질거림과 많이 맞닿아 있기 때문일 듯 싶다.

해맑음은 없지만(내게 그딴 게 있을리가..;),
다른 이들이 보는 내 눈에서도 '무책임'이 보일 듯 하다.
연구, 사랑, 인간관계 등 생활이 책임감과 절박함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무책임 그 자체니 말이다.



3. 무책임을 탈피하기 위해서...

무책임한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기 위해,

일단 TOEIC 공부를 시작했다..-_-a

비록 이틀 공부하고 친 것이지만, 
부끄러운 750점이란 점수를 일단 90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리스닝 허당인 내게 그게 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ㅜ.ㅜ;)

그리고 5월...홍콩 학회에 다녀오면,
편안하기 그지 없었던 삶에 절박함도 추가시켜보려 한다.
그동안 아무 내색도 보지 못했던 부모님과 연구실 선후배들, 그리고 몇 남지않은 친구들은 
아마 경악을 금치 못할지도...

무엇인가 절박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만 
무서운 집중력과 노력을 보이는 내 모습을 잘 알기에,
늦었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보련다.

인생 뭐 있어? 지 하고 싶은거 하며 살아야지...





And

중얼중얼

|

살다보면


살다보면 몇개월, 몇년 만에 만나도 반갑고 즐거운 사람이 있고,
반대로 몇일 만에 보는데도 부담스러운 사람이 있다.

나의 경우엔,
전자는 대부분 친구나 후배 또는 나이어린 녀석들이고,
후자는 대부분 친구(친구라고 할수 없는 녀석들)나 선배들이다.
가식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리고 오늘은 전자에 속하는 녀석들을 만나서 즐겁다...우헤헤~


--------------------------------------------------------------------------

2009.04.20. 04:39

건강한 것 빼곤 그닥 내세울 것도 없는 놈이
매해 4월은 아프라고 있는 시기인지 매해 이맘때쯤은 항상 아프다.
술 담배 때문인지, 환절기 때문인지, 아님 상사병(?) 때문인지 하여간 몇 일간 아파서 빌빌대다가
이제 좀 나아서 간만에 블로그에 '저작권법'에 관한 글을 쓰려고 들어왔는데,
며칠전 술에 취한 밤 싸질러 놓은 기억도 없는 저 글이 있었다.
지가 싸질러 놓고도 부끄러웠던 것인지, 아님 공개설정을 클릭할 정신도 없었던 건지
다행히 비공개로 설정되어 있었지만...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저작권법에 관한 글은 뒤로 미뤄두고 중얼중얼이나 계속...



노래방

노래방에 가면 노래 잘 부른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트로트를 부를때만..;;
저 글을 싸질러 놓은 날도 역시나,
대성의 '대박이야', '날봐귀순' 같은 노랠 부를 땐 "오~ 노래 좀 하는데?"라는 말을 듣다가
멋들어진 발라드를 부르니 ,

ㅡ,.ㅡ; 

이런 표정들...
맨날 트로트로 분위기 띄우는 역할만 하긴 싫다고...



고마운 사람

작년 여름부터
술에 취해서 기억이 가물가물 할 때 쯤, 또는 너무 힘든데 곁에 기댈 사람이 없을 때,
꼭 전화하는 녀석이 있다.

헤어진지 어느덧 2년 가까이 된, 한 때 여자친구인 녀석이지만,
지금은 속에 있는 얘길 많이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같은 녀석이 되었는데,
곁에 기댈 사람이 있을 땐 그야말로 개무시하다 시피하는 데도,
늘 한결같이 전화 받아주고 얘길 들어주는 녀석이 너무 고맙다.

늘 그렇듯 저 날도 녀석에게 전화해서 통화를 했는데,
'니가 왜그리 아직도 과거에 연연하냐고 다 잊으라'고 하는 녀석의 말만 기억에 있다.
뭐, 안되는 걸 굳이 그래야하나?-_-;



매트릭스

영화 매트릭스에서 인간들은 인공 두뇌(AI: Artificial Intelligence)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인간의 기억을 지배하는 가상현실 속에서 1999년을 살아간다.
키아누 리브스가 분장한 네오는 그런 가상현실 속에서 깨어나
매트릭스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구하려고 노력한다.

매트릭스 속에서 깨어나 현실을 맞이한 네오는 행복한가?
매트릭스 속에서 깨어난 인간들은 행복할까?
비참한 현실을 살아가는 것보다 매트릭스 안의 인간이 행복하지 않을까?

침대에 누워서 빌빌대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도,
가상현실은 아니지만, 또 누가 특별히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매트릭스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공부 열심히 해서,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살라는 말이

재벌 회사에 취직해서 노동을 하고,
재벌 회사에 이득이 되는 정책을 펴는 국가에 세금을 내고,
재벌 회사에 저축을 하고 대출을 받아, 재벌이 만든 집을 사고,
재벌이 만든 집에서, 재벌이 만든 옷을 입고, 재벌이 만든 물건을 사고, 재벌이 만든 여가거리를 즐기면서,
그들이 만든 세상에서 하나의 수레 바퀴가 되어 살아가는..

그 정도가 니가 바랄 수 있는 최대한의 행복이니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라는 뜻 처럼 들리는...

몇 년전부터 가슴이 막힌듯 답답했던 마음이
내가 바로 그런 매트릭스 속의 삶을 살려고 따라가려고 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의지도 노력도 없이 그냥 되는대로 살았던 것 같다.


'넓은 강물 위를 떠다니는 나뭇가지 처럼'


그간의 생활신조는 바로 저거였다.
그냥 이렇게 살아가다보면 어딘가에 행복이 있으리라는 믿음...

이젠 내 스스로 노를 저어가보려한다.
매트릭스 안에서 벗어난 네오처럼 그 곳에 비참한 현실이 있을지라도
적어도 하고 싶은 것을 해야 가슴 속에 이 답답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일단 화이팅 하잣~!!!



And

중얼중얼

|


1. 위로

하루종일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꽃들이 지는 걸 보면서 참 아쉬웠었는데,
새벽까지 논문쓰다 방금전에 퇴근하려고 차에 가보니...



벚꽃의 꽃잎들이 빗방울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차가 저 모양.
(손떨림은 '나이+술+담배'의 복합적인 효과라 어쩔수가..;;)
올해도 진해 군항제에 못간걸 위로해주는 건가..


2. Acoustic Cafe - Long Long Ago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Acoustic Cafe의 Long Long Ago와 Last Carnival을 듣는다.
축쳐져 있는 기분을 한껏 더 쳐지게 하는 음악..(나름 카타르시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의 느낌이 매우 좋다.
3년전인가 즈음에 좋아했던 녀석이 비오는 여름날 자주 듣는다고 알려준 음악인데,
그 녀석과의 기억은 이제 거의 없고 이 음악만 남아있다.
오늘같은 날 듣기 참 좋은 음악...
내일은 Acoutic Cafe의 시디 다시 사러 고고씽~


And

중얼중얼

|


1. 궁하면 통하느니...



30L 주유하고 318km 시내주행!!
이 넘 입양하고 초반에는 리터당 6km도 버거웠었는데...
터비오토로 시내주행 리터당 10km라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요즘 좀 궁해서 정속주행에 급출발, 급제동을 자제하다보니 이런 수치도 나오는구나.
역시,
궁하면 통한다.



2. 4개월만에 옷을 샀다.

궁한지라 버티다가, 
봄도 오고 사정도 좀 나아지고 해서 봄옷이라고 샀는데,
사고나니 죄다 거무틱틱하넹..-_-;





3. 엄마가 해준 밥이 쵝오!!



아부지의 급호출에 갑자기 춘천을 다녀왔다.
아들이 고향간다는데 어무이는 친구분들과 꽃놀이를 다녀오시고,
혼자서 밥을 차려먹었다...ㅜ.ㅜ;
조촐한 점심이었지만 엄마가 만든 밥과 반찬은 뭔가 맛이 다르다.



4. 집중력의 한계는 3주...

3주간 미친듯이 논문 연구에 집중했더니, 슬슬 놀고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
33년 살면서 공부에 집중했던 적이 딱 두 번 있는데,
수능 100일전부터 수능일까지와 석사논문 발표 2달전...
그 외엔 3주가 한계였던 것 같다.
하긴 내가 내 머리에 그런 집중력을 늘 유지하면 노벨상감이지...ㅋㅋㅋㅋ

And

중얼중얼

|

1. 기일



뭐 이젠 슬프다거나 하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지만,
친구들 모임에 그 자식이 없다는 것을 느낄 땐 가끔씩 허전한 느낌이 들곤 한다.
2004년 4월 12일, "김태선 님께서 오전 6시에 운명하셨습니다."
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의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느낌은 아직도 선명한데
벌써 만으로 5년이나 지났다.
그래서 어제 두 달만에 벽제에 가서 녀석을 보고 왔다.
작년까진 먹고사느라 바빠서 오지 못한 친구 녀석들이 참 야속하기도 하고 속으로 실망하기도 했는데,
금년엔 그 와중에 온 친구 녀석들이 반갑고 고마운 마음 뿐이었다.

친구들한테 애교도 떨고,
실없는 농담 연속으로 툭툭 던지고, 개콘 유행어도 따라해주면서 '나 잘했지?ㅋㅋ' 이러기도 하고,
노라조의 슈퍼맨과 내도소를 흥얼거리며 율동도 하면서 편하게 즐기는...
평소 인간관계시의 긴장감을 풀고 아무생각 없이 편하게 행동할 수 있는 이 녀석들이 참 좋다.

내 저런 모습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친구들이 몇이나 될까?
기껏해야 10명정도?
깊고 좁은 인간관계와 얇고 넓은 인간관계...
가끔 후자인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아주 가끔...



2. 맞선

간만에 배를 두들기며 낮잠자고 있는데
뜬금없이 '여자를 소개시켜줄테니 나가봐라'라는 엄마의 전화...-_-;
몇 년간 매번 3개월을 넘지 않는 아들의 연애가 못마땅하셨나보다.
(그러게 왜 이렇게 개진상 아들을 낳으셨우?;;)

작년까진 아부지가 몇 번 선 보라고 하신적은 있지만,
그 딴거 싫다고 생각도 하지 마시라고 하는 아들의 말에 포기하신 것 같았는데,
난데없는 엄마의 역습!!
Family Wars Episode V - The Mother Strikes Back: I'm your mother!
(아, 이 재미없는 패러디는..-_-;;;)

결혼 생각 없는 거 뻔히 아시는데 선을 보라니,
철없는 아들을 더이상 가만 두고 볼수 없으시단 건가?ㅋㅋㅋㅋ

선이란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여전하지만,
어쨌든 이번엔 효도하는 셈치고 걍 한번 해보기로 했다.
왠지 재미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할일 없는 주말 데이트나 한번 한다고 생각하고 나가드리지 뭐...
부모님께 아들을 얼마나 과대평가 하고 계셨는지 깨닫게 되시는 계기도 될 듯도 하고...



3. 0과 1사이..

위의스타워즈 패러디에 이은 또 다른 패러디질

연애, 디지털이 아니다.
http://www.hani.co.kr/arti/SERIES/153/346217.html


Q: 친한 여자 친구가 있었습니다. 오래전에 헤어졌고, 서로 소개팅도 하면서 살면서 편하게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 녀석이 다른 소개팅하면 기분이 나쁘고, 소개팅 잘될까 봐 노심초사했습니다.
그 녀석과 다시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꿈에도 없는데
제 모습이 이해가 되질 않았고, 그렇다고 친구로서 우정은 잃고 싶지도 않고.
이런 친구로써의 관계에 나름 만족했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선
과연 이런 만남이 괜찮은 건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불안했습니다.
거기에 저 자신도 이해안되는 소유욕과 집착이 생기기도 했구요.
그래서 결국 만취한 어느날 밤 절교를 선언해 버렸습니다.


A:
0. 그런 관계 의외로 적지 않다. 그로 인해 당혹해 하는 인간들 부지기수고.
그리고 그런 관계에 대한 시중의 일반 상담, 대략 유사한 결론 낸다.
확실히 하거나, 끝을 내라고. 결국 시간낭비에 감정 낭비라고.
그 결론에 동의했었지만 지금은 동의 하지 않는다.
오늘은, 그 이야기다.

1. 본인, 그런 거, 적절한 관계라 부른다. 왜? 정말 적절하니까..
상대방은 친구라 생각하는데, 자기는 연인과 친구라고 생각하는 그런 인간관계,
친구일 뿐이냐 하면 끄덕이지 못하겠고 연인이냐 하면 그것도 아닌 관계.
자신의 기존 인간관계 데이터베이스에서 해당 카테고리를 도통 못찾으니 당황스럽긴 할거다.
그러니 기존 필드에 임의 입력을 하거나 아예 값을 버리고 마는 게라.
그리고 넌 후자를 선택한 거고. 그럼 그거 적절한 대응이냐.
글쎄, 적어도 지금의 난 , 아니라본다.
들판의 꽃이, 이름을 모른다고, 꽃이 아니더냐.

2. 0과 1사이..
무수한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계와 달리 자연의 인간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0과 1사이에도, 무수한 관계, 촘촘히 실재한다.
그저 그 사이 존재하는 관계들에 각각의 제목이 따로 존재하지 않을 뿐이다.
왜? 무서우니까.
내 연인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 남다른 관심을 줄 수 있는 자와의 관계, 불확실하다.
그러니 두렵다.
그러다 상처받으면 어쩌고 나만 손해보면 어떡해.
그렇게 보호본능에 본전의식으로, 넌 개진상 짓을 떤거다.
0과 1사이에도 무수한 인간관계들이 존재할 수 있는데,
0과 1로만 관계를 규정지으려하니 소유욕, 집착 같은 쓸데없는 것들이 생겨버려 그 짓을 한거지.

3. 모든 관계의 원칙은 하나다. 행복.
인간관계를 0과 1로만 규정짓는 태도, 0과 1사이에도 무수한 인간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
그 태도에는, 옳고 그름따윈 없는 거다.
0과 1로 한정해도, 틀렸다 말할 권리, 누구에게도 없다.
그 리스크를 누가 대신 감당해 줄 건가.
하지만 같은 이유로 0.64, 0.39, 0.26도, 
스스로 그 비용을 감당해 가는한, 틀렸다 말할 권리, 누구에게도 없는거다.
그 관계에서 환희와 탄식, 기쁨과 절망, 행복과 삻의 풍성함을 느낄 수도 있는 거다.
실제로 너도 그렇지 않았었나?
모든 관계의 원칙은 하나다. 행복.
0과 1, 그리고 그사이 어딘가에 있는 인간관계 어느것이든
그것을 불안하지만 온전한 하나의 관계로 인정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소유욕, 집착 그딴거 개나 줘버려.
근데 넌 이미 늦었다..ㅋㅋㅋㅋ

And

중얼중얼

|

교수님과의 주례미팅이 취소된 목요일 오후,
일주일이 다 끝난 것 같은 해방감에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 - 그딴거 없어"에 대해 설을 풀려다
화장실에서 신문 읽다가 저 글을 보고 생각나는 것들이 많아 주절주절...



1. 보수적인 기독교인 남편 참기 힘들어요


[매거진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니토미
http://www.hani.co.kr/arti/SERIES/153/348736.html


내용인 즉 슨,

운동권이었던 30대 초반의 한 주부가
순수하고 싹싹했고 자신에게 많이 맞춰 줬고 좋아해 준 남자가 마음에 들어 결혼을 해 보니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 노조를 무조건 싫어하며, 이명박에 대한 애정을 보여
자신과 말이 안통해 당혹스럽고 지적 수준이 낮다고 생각되어 남편을 무시하게 되어서 힘들다.

뭐 이런 얘기다. 김어준 씨는 이런 질문에,

자기도 기독교인이었지만 무신론자가 되는데 10년이 걸렸다.
무신론자와 유신론자의 차이가 어쩌고 저쩌고
'너 뭔소리 하냐' 싶은 얘기를 씨부리더니

결론은 명쾌하게 내린다.

니랑 니 남편의 차이는, 지적 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세상만사를 받아들이고 그에 대한 해법을 내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완전히 다른거다.
그거 태생적인거라 오래 산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헤어진다고 지금보다 행복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지금처럼 살면 불행해 질꺼다.

매 주 목요일마다 한겨레신문에 연재되는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니토미'를 챙겨 읽는 편이다.
참 신기하게도,
결론에 도달하는 사고의 과정은 나와 많이 다른데,
결론은 거의 항상 내 생각과 같다.



2. 대화가 통하는 사람


사람마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평가하는)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가정환경, 가족과 본인의 재력, 가문, 학벌, 교양, 외모, 성실성, 사교성, 신뢰도, 건강, 언변, 매력(이성의시각), 다양한 경험, 유머, 힘, 도덕성, 창의력, 통솔력, 감수성, 냉철함, 임기응변, 행동력, 집념(집중), 이타적(배려심), 카리스마, 야망, 가식, 뻔뻔함, 허영심, 아부스킬(권위에의 순응), 승부욕, 주량, 따스함 등..

다른 이를 판단하는 기준이란 것이 생각해보니 참 많았다.

사람마다 저런 다양한 기준 중에서 자신만의 가중치를 매기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좋아하는) 것 같다.
어느 것에 더 가중치를 두고 어느 것에 가중치를 두지 않는 것은
(설사 그것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성질의 것이라도)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며,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뿐이지, 절대로 잘못되거나 틀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결혼이란 것도 많은 이들이
자신이 가중치를 뒀던 그 기준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서(만나서) 하게 되는 듯 싶다.

그래서 위 기사의 저 여자분도 운동권 남성에 질린 나머지,
순수함, 싹싹함, 자신에게 많이 맞춰주는 배려심 등에 가중치를 줘서 결혼을 하게 된 듯 싶고...

나 같은 경우 전에는 이랬다.

얼굴 이쁘고, 볼살 통통하고, 다리 이쁘고,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얼굴에 (외모)
안경을 끼지 않은 (자신에 대한 투자)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줄 아는 사람 (교양, 시간활용)


그리고 언제부턴가 저 기준에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포함되었고.
지금은 어느새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흠...저렇게 쓰고 생각해보니 거짓말이다. 아직도 제1 기준은 외모인듯..;;)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생각이 비슷하고, '척하면 척' 한마디 하면 두마디, 세마디까지 알아듣는다 랄까...

극단적인 개인주의자라,
다른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던 보통 신경쓰지 않지만,
유독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았었다.

내 생각을 강요하고 어떻게든 이해시키려 애쓰고,
그러다 말다툼으로라도 발전하면 어떻게든 이기려고(지지 않으려고) 애쓰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말과 행동, 일을 싫어하다보니
'A → B → C'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다 설명하기 보다는 C만 말하는데도
다 이해하고 호응해 주는 사람이 편하고...


내용이 점점 산으로 가는데, 어찌됐건,
연애건 결혼이건 대화가 통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아닌가 싶다.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생각이 통한다는 것이고
생각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에서 생긴 그가 살아가는 방법이다보니
그리 쉽게, 사실 거의 변하지 않는 것이기에 말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거야 저 여자분의 선택일 뿐이고, 만일 나라면,

솔직하게 내 실수를 인정하고 헤어질 듯 싶다. 난 불행해지긴 싫거든...
아, 그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위에 쓴 저 기준에 대해서 점수를 매겨 주관적으로 나 자신을 평가해보았다.
(1-매우좋지않다  2-좋지않다 3-보통이다 4-좋다  5-매우좋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는 얼마나 다를까?

 가정환경 3 재력 2 가문 ? 학벌 5 교양 5
 건강 1 언변 4 매력 4 경험 2 유머 2
 감수성 4 도덕성 1 주량 5 임기응변 5 행동력 1
 야망 1 가식 5 뻔뻔함 5 허영심 5 권력에의순응 1
 외모 3 성실성 1 사교성 1 신뢰도 1 따스함 1
 힘 2 배려심 1 카리스마 4 창의력 2 통솔력 4
 승부욕 1,5 냉철함 1,5 집념(집중) 1,5        

And

중얼중얼..

|


지난 주말 엄마의 생신이라 춘천에 다녀왔다.

나우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다 본 우리집의 야경은 언제봐도 참 아름답다.
(실상은 20년 된 낡은 아파트지만...)


작년 생신에는 여자친구가 골라준 멋드러진 구두를 선물로 드려서 참 좋아하셨더랬는데,

금년엔 사정이 안좋아서 꽃바구니로 대신해서 참 죄송했다.


자식 뒷바라지를 하느라 평생을 보내신 우리 부모님...

헤아려 보니 어느새 아버지는 일흔, 엄마는 예순이 몇 년 남지 않으셨다.

벌써 5년째 키우고 있는 강아지만 봐도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서른셋 먹도록 일흔을 바라보시는 아버지께 손주를 안겨드릴 생각은 커녕

아직 결혼 생각조차 없는 것이 참 죄송스러웠다. 


그런 생각을 하며 감사하면서

한편으론 죄송스럽게도 '나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가며 사는 삶이 바람직한 것인가'

'과연 나 또한 본받아야 하는 삶인가'라는 생각을 늘 해왔지만,

여전히 나는 그런 삶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변사람들에게 결혼해서도 가급적이면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하면,
(가급적이면: 아내와 양가 부모님들이 모두 동의한다면)

대체로 내세우는 논리는 '그러면 늙어서 얼마나 외로운데..'였던 것 같다.

자식이 있으면 늙어서 외롭지 아니한가?

내가 낳아서 키운 아이가 나같이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불효자식이라면,

자식이 있건 없건 늙어서 외로운건 똑같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로운 것이 싫어서 자식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마음에 안든다.

그렇다는 건 자식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기대한다는 것 아닐까?

(지금이야 죄송스런 마음 뿐이지만) 그런 '기대와 바램'을 듬뿍 받았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자식'은 얼마나 힘들고 부담스러울지...


그러고 보면 가족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사랑에 있어서도,

우리는 항상 어떤 '보상'을 바라고 있는 듯 싶다.

'우리'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많으니 '적어도 나는'으로 수정한다...

사랑했다고 느꼈던 녀석에게 조차 '나는' 항상 무언가를 바라고 기대했던것 같다.
 
그러면서 정작 사랑했던 그 시기에는 '내 사랑은 전혀 그렇지 않고 순수하다'고 자기암시를 하면서 말이다.

내가 그렇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배려를 바라고, 상대방의 사랑을 원하는...


그런데 난...생각을 이렇게 하지만 생각대로 바뀔 것 같진 않다.

그러니 평생 혼자 사는게 어울린단 얘길 듣지..-_-;

생각해보면 평생 혼자 사는 것도 그리 나쁠것 같진 않다..;;





이 말만 믿고 가자..ㅋㅋ

(별로 동의는 않하지만..;;)

And
prev | 1 | 2 | 3 |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