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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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엄마의 생신이라 춘천에 다녀왔다.

나우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다 본 우리집의 야경은 언제봐도 참 아름답다.
(실상은 20년 된 낡은 아파트지만...)


작년 생신에는 여자친구가 골라준 멋드러진 구두를 선물로 드려서 참 좋아하셨더랬는데,

금년엔 사정이 안좋아서 꽃바구니로 대신해서 참 죄송했다.


자식 뒷바라지를 하느라 평생을 보내신 우리 부모님...

헤아려 보니 어느새 아버지는 일흔, 엄마는 예순이 몇 년 남지 않으셨다.

벌써 5년째 키우고 있는 강아지만 봐도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서른셋 먹도록 일흔을 바라보시는 아버지께 손주를 안겨드릴 생각은 커녕

아직 결혼 생각조차 없는 것이 참 죄송스러웠다. 


그런 생각을 하며 감사하면서

한편으론 죄송스럽게도 '나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가며 사는 삶이 바람직한 것인가'

'과연 나 또한 본받아야 하는 삶인가'라는 생각을 늘 해왔지만,

여전히 나는 그런 삶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변사람들에게 결혼해서도 가급적이면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하면,
(가급적이면: 아내와 양가 부모님들이 모두 동의한다면)

대체로 내세우는 논리는 '그러면 늙어서 얼마나 외로운데..'였던 것 같다.

자식이 있으면 늙어서 외롭지 아니한가?

내가 낳아서 키운 아이가 나같이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불효자식이라면,

자식이 있건 없건 늙어서 외로운건 똑같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로운 것이 싫어서 자식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마음에 안든다.

그렇다는 건 자식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기대한다는 것 아닐까?

(지금이야 죄송스런 마음 뿐이지만) 그런 '기대와 바램'을 듬뿍 받았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자식'은 얼마나 힘들고 부담스러울지...


그러고 보면 가족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사랑에 있어서도,

우리는 항상 어떤 '보상'을 바라고 있는 듯 싶다.

'우리'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많으니 '적어도 나는'으로 수정한다...

사랑했다고 느꼈던 녀석에게 조차 '나는' 항상 무언가를 바라고 기대했던것 같다.
 
그러면서 정작 사랑했던 그 시기에는 '내 사랑은 전혀 그렇지 않고 순수하다'고 자기암시를 하면서 말이다.

내가 그렇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배려를 바라고, 상대방의 사랑을 원하는...


그런데 난...생각을 이렇게 하지만 생각대로 바뀔 것 같진 않다.

그러니 평생 혼자 사는게 어울린단 얘길 듣지..-_-;

생각해보면 평생 혼자 사는 것도 그리 나쁠것 같진 않다..;;





이 말만 믿고 가자..ㅋㅋ

(별로 동의는 않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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