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1루까지 열심히 뛰는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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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정말 가슴 아픈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가장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장면은 이것이었다.
항상 최선을 다했던 선수, 위풍당당 양준혁, 양神.





당신이 있어서 지난 18년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했는지 몰라요. 당신도 울고 하늘도 울고 나도 울었어요..ㅜ.ㅜ;


그리고...



타팀 감독님도 포옹하면서 인정해주더라, 나고야의 태양씨...
And

위풍당당 양준혁, 양神의 18시즌 한눈에 보기(&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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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할 것이 많은데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박동희의 라디오볼에 들어가서 양신의 인터뷰를 듣고,
신문 사이트에 들어가 양신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엠팍의 한국야구게시판에 들어가 양신에 관한, 읽었던 글을 읽고 또 읽는다.


한달 전쯤 여자친구와 이별했던 그 날보다,
양신의 은퇴소식을 듣게된 오늘이 10배는 더 슬프다...
슬프고, 막막하고, 아쉽고, 한숨만 나오고...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박동희 기자의 말처럼 "팀에 보탬이 되지 않아서 은퇴를 결정했다"라는 양신의 말에는 단 1%도 동의할 수 없다.
선동렬...................



양神의 18시즌 한눈에 보기




지금이야 레전드 대우를 받지만,
한국프로야구 선수 양준혁은 (그가 '무릎팍 도사'에서 말했듯이) 만년 2인자였다.
선수시절 내내 수많은 수상을 하고 도루를 제외한 거의 모든 통산기록을 세운 그였지만,
그는 단 한번도 MVP와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적이 없다.


한때 해태와 LG까지도 응원한 18년간 양준혁 선수의 광팬인 나에게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이것이다.


18년간의 선수시절 동안 양신에게는 최소 2번은 MVP를 받을 만한 시즌이 있었는데,
데뷔시즌인 93년과 커리어하이라 부를 수 있는 96년이 그것이다.




1. 1993년 


93년 데뷔하여 신인왕을 받은 양신과 MVP인 김성래 선수의 성적은 다음과 같다.


양준혁
106경기 타율0.341, 출루율:0.436, 장타율0.598, OPS 1.035, 130안타, 23홈럼, 90타점, 82득점, RC 93.4, RC/27: 9.23
(타율 1위, 출루율 1위, 장타율 1위, OPS 1위, 최다안타 5위, 홈런 2위, 타점 2위, 득점 2위, RC 1위, RC/27 1위)

김성래
124경기 타율0.300, 출루율:0.395, 장타율0.544, OPS 0.939, 131안타, 91타점, 64득점, RC 90.3, RC/27: 7.30
(타율 5위, 출루율 3위, 장타율 2위, OPS 2위, 최다안타 3위, 홈런 1위, 타점 1위, 득점 4위, RC 2위, RC/27 3위)



당시 양신은 방위복무로 5월까지는 홈경기에만 뛸 수 있었는데, 
그로인해 20경기 가량 결장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양신의 누적수치(홈런, 타점)가 김성래 선수에게 뒤쳐지게 된 첫번째 계기가 되었다.
(두번째 계기는 시즌 후반 타율관리로 인한 홈런공백)


예나 지금이나 MVP투표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홈런과 타점인데 그 두 부분에서 뒤쳐진데다, 
"신인왕=양신, MVP=김성래"라는 삼성의 교통정리, 김성래 선수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임팩트에 밀려
양신은 리그 최고의 타자였음에도 불구하고 MVP 투표에서 단 2표만을 획득한 채 후일을 기약하게 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한다.

신인만 아니었다면,
방위로 인해 5월까지(?) 홈경기에만 출전한 것이 아니었다면,
시즌 막판 타율관리에 집중하지 않고 홈런에도 신경썼다면,
김성래 선수의 화려한 부활이 1년만 늦거나 빨랐다면,

위 가정중 한 두개만 실현되었다면 1993년 MVP는 양신이 받았을 거라는 생각...





2. 1996년


96년 양신은 커리어하이라 부를 수 있는 스탯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MVP에 도전한다.
하지만 "하늘은 왜 주유공근을 낳고, 제갈공명을 낳았는가?"라는 주유의 탄식처럼
양신 앞에는 두 개의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었다.


박재홍과 구대성...



양준혁
126경기 타율0.346, 출루율:0.452, 장타율0.624, OPS 1.076, 151안타,  28홈런, 23도루, 87타점, 89득점, RC 126.8, RC/27: 10.98
(타율 1위, 출루율 2위, 장타율 1위, OPS 1위, 최다안타 1위, 타점 2위, 홈런 2위, 도루 9위, 득점 2위, RC 1위, RC/27 1위) + 20-20

박재홍
126경기 타율0.295, 출루율:0.369, 장타율0.559, OPS 0.929, 142안타, 30홈런, 36도루, 108타점, 75득점, RC 102.0, RC/27: 7.46
(타율 9위, 출루율 9위, 장타율 3위, OPS 4위, 최다안타 5위, 홈런 1위, 도루 4위, 타점 1위,득점 4위, RC 4위, RC/27 5위) + 30-30

구대성
55경기 18승(16구원승) 3패 24세이브 139.0이닝, 피안타율0.163, WHIP 0.76, ERA1.88
(다승 공동1위, 세이브 1위, 이닝 16위, 피안타율 1위, WHIP 1위, 방어율 1위
- 이닝빼고 다 1위, 다승왕+구원왕



96년에는 삼성 라이온즈가 역대 최악의 팀성적인 6위를 기록하였고, 
MVP 투표단인 기자들이 좋아하는 스탯인 홈런과 타점에서 괴물신인 박재홍 선수에게 밀린데다,
다승왕과 구원왕을 동시에 차지한 구대성 선수의 임팩트에 눌려 또다시 MVP 투표에서 고배를 마시게 된다.


하지만 양신은 타점과 홈런을 제외한 모든 고전 스탯에서 박재홍을 압도한 점,
OPS, GPA, RC, wOBA 등 세이버지표에서도 박재홍을 압도한 점 등을 보면, 


(사이비 세이버메트리션인 나에게) 1996년 최고타자는 누가 뭐라해도 양신이었다.





3. 그 밖에...


1997년 


이승엽 126경기 타율0.329, 출루율0.391, 장타율 0.598, OPS0.988, 32홈런, 114타점, RC 118.5, RC/27 08.79
양준혁 111경기 타율0.344, 출루율0.460, 장타율 0.636, OPS1.096, 26홈런, 079타점, RC 130.2, RC/27 10.69
김기태 126경기 타율0.328, 출루율0.455, 장타율 0.627, OPS1.082, 30홈런, 098타점, RC 116.2, RC/27 11.36
이종범 125경기 타율0.324, 출루율0.428, 장타율 0.581, OPS1.009, 30홈런, 074타점, RC 121.5, RC/27 09.72
박재홍 096경기 타율0.326, 출루율0.442, 장타율 0.619, OPS1.061, 27홈런, 069타점, RC 093.1, RC/27 10.30


MVP는 누구? 이승엽!
왜? 홈런왕+타점왕!


20승 2패 6세이브에 ERA1.88을 기록한 김현욱은 구원승인데다 김성근 감독의 관리에 의한 20승이라고 평가절하당함.
(작년엔 구대성 줬잖아?)





어찌됐건 양신이 18년 동안 단한번의 홈런왕도 MVP도 못받았다는 사실은,
양신의 은퇴와 함께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뭐... 그럼 또 어떤가?
양신은 이미 한국프로야구 역사의 MVP인데...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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